숨겨진 명소와 역사,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가을의 얼굴들
화려하진 않지만, 깊이 있는 가을
충청도는 늘 ‘조용하고 느긋한 곳’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 그 조용함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이 있는 계절의 맛이 드러납니다.
남들 다 가는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오래된 고택과 고분, 산과 호수, 그리고 전통이 살아있는 축제가 있는 이곳.
충청도의 가을은 빠르게 걷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이에게는 아주 큰 감동을 줍니다.
지금부터 충청도 가을 여행지를 찬찬히 소개해 드릴게요.
1. 공주 공산성 – 단풍과 백제가 흐르는 산성 산책
가을 단풍이 내려앉은 공산성을 걷다 보면, 마치 백제의 옛 수도를 시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성곽길을 따라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흩날리고, 금강을 내려다보는 전망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위치: 충남 공주시 금성동 53-8
운영시간: 09:00 ~ 18:00
입장료: 성인 1,200원 / 청소년 800원
운영주체: 공주시청 / 문화재청
여행 팁: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나무데크길에서 바라보는 공산성 일몰은 꼭 보셔야 할 가을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2. 부여 궁남지 – 연못에 물든 고즈넉한 가을 풍경
연못에 비친 단풍은 더 아름답습니다.
부여의 대표 명소 궁남지는 왕궁의 후원으로 조성된 고대 정원인데요, 연못에 드리운 단풍과 연꽃, 전통 정자 ‘포룡정’이 어우러지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위치: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115-1
운영시간: 연중무휴 / 일몰 전 관람 권장
입장료: 무료
운영주체: 부여군청
여행 팁: 가을엔 궁남지 야간 경관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늦가을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없어요.
3. 제천 의림지 – 천년 저수지에 붉게 물드는 가을
의림지는 고려 시대 이전부터 농사를 책임져온 천년 고지로, 지금은 제천 시민들의 사랑받는 가을 나들이 장소입니다. 둑을 따라 이어지는 느티나무와 단풍나무는 10월 말~11월 초에 가장 아름답게 물듭니다.
위치: 충북 제천시 의림대로 33길 24
운영시간: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운영주체: 제천시청
여행 팁: 의림지 수변공원에는 야간 조명, 물레방아, 전통정자 등이 있어 야경 산책도 추천드립니다.
4. 청주 상당산성 – 시내와 자연이 만나는 고즈넉한 단풍길
충북 청주의 숨은 명소 상당산성은 산책하듯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코스로,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산성길을 따라 이어집니다. 정상에서는 청주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비교적 조용하게 단풍을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위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산 3
운영시간: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장 완비
운영주체: 청주시청
여행 팁: 산성 입구에 있는 두부찌개 골목에서 간단히 식사하시고 산행을 시작해 보세요. 아침 산책 후 식사 코스로도 인기랍니다.
5. 백제문화제 – 공주·부여에서 동시에 열리는 대표 가을축제
백제문화제는 공주와 부여 두 도시에서 동시에 열리는 대규모 전통문화축제입니다. 정조대왕 능행차처럼 화려한 왕실 퍼레이드, 야간에 펼쳐지는 백제 무령왕 성화 봉송식, 전통시장 마당놀이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합니다.
일정: 2025년 10월 3일(금) ~ 10월 6일(월) 예정
장소: 공주 금강신관공원 / 부여 백제문화단지 등
입장료: 무료 (일부 체험은 유료)
주최: 충청남도, 공주시, 부여군
여행 팁: 밤에 열리는 야경 왕궁 퍼레이드는 정말 멋집니다. 전통복식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해도 좋아요.
6. 천안 흥타령춤축제 – 전 세계 춤꾼들이 모이는 글로벌 축제
‘춤의 도시’ 천안에서는 매년 가을, 흥과 열정이 넘치는 흥타령춤축제가 열립니다. 국내외 30개국 이상의 댄스팀이 참가하며, 거리댄스 퍼레이드, 댄스 배틀, 시민 참여형 콘서트 등 축제형 문화예술 공연이 가득합니다.
일정: 2025년 9월 24일(수) ~ 28일(일) 예정
장소: 천안종합운동장 및 시내 일원
입장료: 무료
주최: 천안시청, 천안문화재단
여행 팁: 거리퍼레이드 구간을 미리 파악하시면 더 생생하게 즐기실 수 있어요. 밤에는 흥타령 DJ파티도 열립니다.
7. 보은 속리산 법주사 – 국립공원 속 단풍의 절정
속리산 국립공원은 가을이면 단풍의 바다로 변합니다. 그중에서도 법주사 일대는 붉은 단풍과 은은한 고찰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사색을 즐기기엔 최고의 장소입니다. 세조길, 정이품송, 쌍탑 등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요.
위치: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405
운영시간: 08:00 ~ 18:00
입장료: 어른 4,000원 / 청소년 2,000원
운영주체: 국립공원공단 속리산사무소
여행 팁: 속리산은 트레킹 코스도 다양하므로, 체력에 맞춰 코스를 선택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충청도의 가을은 ‘느림’에서 피어납니다
강원도처럼 단풍이 화려하진 않지만,
경상도처럼 규모가 크진 않지만,
충청도의 가을은 소리 없이 천천히 다가와서
조용히 마음속 깊이 머무는 계절입니다.
고요한 고택 마당, 오래된 정자, 사찰로 이어진 단풍길,
그리고 지역 사람들의 손맛과 숨결이 담긴 전통 축제들.
조용히, 그러나 깊게 가을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이번 주말엔 충청도로 떠나보시는 건 어떠세요?